슈퍼 울트라 리모콘
페이지 정보

조회 2,114회 작성일 16-04-18 12:06
본문
야구장에 갔읍니다.
야구를 보며 먹을 스낵을 사기를 원해서 아이들에게 너희들 먼저 티켓 들고 자리로 가 있으라고,
자리에 가 있으면 엄마가 곧 스낵을 사들고 너희들에게 가겠다고 먼저 자리로 올려 보냈읍니다.
어느 정도 시간후 스낵을 손에 들고 자리로 가 보았더니 아이들이 없네요.
둘러보니 엉뚱한 열에 가서 서 있는 아이들이 보였읍니다.
그 수많은 관중들 속에서도 역시 내 새끼들이라 그런지 단번에 찾아 졌읍니다.
아이들의 이름을 목청껏 불렀읍니다.
뭐 한번에 돌아볼리 없지요.
번쩍이는 전광판과 관중들의 함성소리, 돌아다니며 스낵 사라고 외치는 사람의 소리..
아이들은 넋 놓고 야구장의 분위기에 압도되어 있었읍니다.
목청껏 부르는 엄마의 목소리가 희미하게 들렸는지 큰 아이가 돌아보는 듯 했지만
하필이면 바로 그 때 타석에 들어선 타자의 안타가 터지면서 아이의 시선과 관심은 다시 야구 경기 속으로
돌아가고 말았읍니다.
슬슬 저는 섭섭해 지고 있었읍니다.
분명히 제가 아이들에게 가겠다고 했는데, 왜 이렇게 오랫동안 엄마가 않오는지 아무 생각 없는걸까요?
들고있는 전화기에 카톡을 보내 봤지만, 쓰나미처럼 몰려오는 야구장 안의 이런저런 소음들 때문에
아무 소용이 없는것만 같았읍니다.
물론 제가 아이들이 있는곳으로 가서 아이들을 데리고 올수 있었지만
도대체 언제까지 엄마의 존재를 잊고 저렇게 야구장의 분위기에만 빠져 있을건지
지켜보고 싶은 오기가 생겼읍니다.
야구장 안의 신나는 다른 관중들의 응원 열기나,
옆의 사람이 쩝쩝 거리고 먹고 있는 스낵이나 (내 손에 들려 있는 스낵이 식어가거나 말거나)
전광판의 번쩍이는 응원 문구나
자이언츠 팀이 홈런을 치거나 말거나
이미 저에게는 아무 흥미가 없었읍니다.
아이들에게 시선이 고정되어 그 아이들의 호흡 소리까지도 제 귀에는 들리는것만 같은데
어쩌면 저 아이들은 저럴 수가 있을까요?
제 손에 슈퍼 울트라 리모콘이 있다면 이 모든 소음을 뮤트 (Mute) 시키고 싶었읍니다.
그렇게 되면 제 음성을 들을 수 있을텐데요...
하나님이 이런 심정으로 나를 보고 계신듯 합니다.
ㅅㅔ상이 주는 쓰나미처럼 몰려오는 모든 환경에 완전히 묻혀 버려
그 분의 음성을 전혀 들을수 없는 나를, 그 분은 눈도 떼지 않고 보고 계시겠죠?
희미한 음성이라도 들은듯 한데 확인할 겨를도 없이 또다시 나에게 밀려드는 세상...
내가 그 분의 음성을 듣기를 간절히 원할때 아버지는 나에게 뮤트 기능뿐 아니라
포즈 (pause)기능, 파워 (power) 기능까지 확실한 슈퍼 울트라 리모콘을 내 손에 쥐어 주실줄 믿습니다.
그분과의 친밀한 대화와 깊은 친교를 위해서
세상은 잠시 조용해지며, 일지 정지하며, 아니 아주 내 영혼안에서 파워 오프 (power off)
되어 버리는 일들이 일어날 겁니다.
내가 그 리모콘의 버튼을 누를때...
- 이전글성경적 세계관 아카데미 소개 16.04.26
- 다음글4월 20일 수요 찬양예배 찬양 리스트 입니다 16.04.1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