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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신지연
조회 3,174회 작성일 11-10-07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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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미터 달리기 보통 20초, 컨디션 좋으면 19 초.

 

별 취미도 없고 운동 신경도 워낙 없는 제가 한동안 달리기에 심취를 하였었습니다.

처음에 그저 운동으로 시작했었는데 매일 하루도 거르지 않고 5-6 마일씩 달리게 되면서

지극히 몸치에 속하던 내가 점점 거짓말 처럼 달리는 것을 즐길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달리는 동안 만은 아무 근심 걱정도 아무 생각도 필요 없고,

누구와도 얘기하지 않아도 괜찮고, 누구의 얘기도 듣지 않아도 되고,

그저 내 자신 만이 침묵의 시간과 함께 하는 정적인 시간의 공백이 좋았습니다.

내 몸은 쉬지 않고 달리지만, 내 사고는 일시적으로 멈추어지는

몸과 마음의 그 이율 배반적인 그 시간을 사랑하게 된것 입니다. 

 

처음엔 이 고독한 달리기를 내가 도대체 왜 하고 있는가

뛰는 내내 나에게 물어 볼 만큼 힘이 들지만,

차차 하루라도 달리기를 거르면 오히려 몸이 아픈 것 같기도 하면서

달리기가 나의 생활처럼 느껴지고, Treadmill 없이는 하루도 못살 것 같고

인류 최대의 발명품이 컴퓨터가 아니라 Treadmill 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처음 몇 분은 이대로 숨이 멎을 만큼 힘이 들다가도 한 30분 이상 달리면서

몸이 가벼워지고 다리가 풀리고 오히려 머리가 맑아지면서

대로 계속 달려도 전혀 지치지 않을 것 같고 계속 달리고 싶은 마음,

그렇게 극성 맞게 뛰어온 어느날 갑자기 저는 무릎을 잡고 주저 앉았습니다.

 

그동안 무릎에 아무런 문제가 없었는데....

어느날 갑자기 무릎을 폈다 구부리고 앉았다 일어났다 하는 행동들,

직립 보행을 하는 인간이면 해야하는 간단한 행동들이

고통을 수반하는 큰 재할 활동처럼 되어버렸습니다.

더이상 Treadmill 위를 달릴 수도 runner 's high 도 더이상 느낄 수가 없게 된 것입니다.

 

달리지 말고 걸으라는 충고들을 주변으로 부터 받았지만

그것은 평생 스테이크만 먹던 사람에게

이제 부터는 푸성귀로만 연명하라는 사형선고 같은 말이었습니다.

입안에서 터지는 육즙을 음미하며 잘근 잘근 씹히는 고기 질감을 느끼며

몸안으로 흘러드는 프로틴의 포만감을 좋아하던 사람에게

아무 맛도 없는 푸성귀 따위가 1 톤이나 내 앞에 쌓여 있다 한들

아무 의미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 입니다.

 

꿩 대신 닭으로 해보라던 걷기 운동이

제가 그렇게 좋아하던 달리기를 대신 할 수 없기에

저는 그렇게 Treadmill 과 헤어졌고

지금은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

그 늠늠하고 죽 뻗은 Treadmill 의 자태를 멀리서 바라 보기만 할 뿐입니다.

 

이제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하며 살기 위해서는

먼저 내 몸의 허락을 받아야하고, 내 몸과 타협하며 살아야 하는 시기가 온 것입니다.

내 마음과 머리가 세운 꿈을 몸이 받아 주질 않으니

내 인생 하프 마라톤의 도전도 물거품이 되면서

몸과 마음의 조화가 이토록 중요 했던 가 생각해 봅니다. 

 

기도 할 때 마다 외치는 말 < 영육간의 강건함 > 의 그 간구가 진정 무엇인지

영혼으로 그리고 관절로 매일 매일 느끼며 살고 있습니다.

 

마음과 몸이 하나가 아닐때 몸은 넘어집니다.

마음은 뛰지를 못하는데 몸만 뛰어가니 넘어지는게 당연합니다.

마음이 먼저 서두르면 마음이 몸을 따라 잡기에 급급해 집니다.

마음을 따라가던 몸은 넘어지고 더이상 일어나지 못하거나

마음을 따라가도 따라잡을 수 없다는 걸 안 순간 포기를 하고 맙니다.

몸이 마음을 따라 주지 않는 다면

마음은 자신을 따라 와주지 않는 몸을 안타까와 하다가

자신의 꿈을 포기합니다.

 

내 마음이 욕심을 부리고 있지 않은지,

내 마음이 그린 꿈을 내 몸이 따라갈 수 있는지

오늘은 < 영육간의 강건함 > 을 주님께 진정으로 간구하여 보려 합니다.

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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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정아님의 댓글

오정아 작성일

신자매님?

이글 신자매님 어머니얘기 아녜요?

제가 보기엔 신자매님 아직 얼라같은데 이런 글을 쓰시다니

물리적인 나이보다 정신연령이 .......rabbit%20%284%29.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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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nkey님의 댓글

donkey 작성일

아, 그랬군요... 어쩐지 운동으로 다져지신 몸  같더군요.

무릎에 무리가 안가는 적합한 운동을 찾으셔서 다시 workout 을 하시길요.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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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희님의 댓글

최윤희 작성일

오홋... 운동이라고는 숨쉬기 운동이 전부인 제게는 충격인걸요.

따라서 제겐 몸이 마음을 못따라온다고 안타까와 해본 기억이...

물론 마음이 몸을 못따라와서 헤매본 기억도 전혀...

이렇게 열정적으로 사는 신자매님, 멋집니다. 


그리고 

그 사용자잃은 treadmill의 처리문제는 이번주 기노스코반에서 해결책을 배웠습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