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풍Nov 30.2011
연 날리기
얼마전 2주간 해외출장을 다녀온 시차가 많이 풀렸읍니다. 오는길에 잠깐 집사람과 아이들, 또 부모님을 만나뵙고 내려와서. 추수감사절에는 이곳에서 머물며 주변을 돌아 보기로 하였읍니다.
이제 음식 해먹는 것은 “뚝딱” 수준에
올랐읍니다.
이것 나와라 뚝딱, - 저것 나와라 뚝딱, 맛도 그럴 듯 하게 여러가지로 만듭니다.
이제 자신이 붙어서 눈감고 척척 입니다. 오늘은 동태찌게를 끓여 놓았읍니다. 당분간 보물 1호.
(이러다가, 기도 하면서도 '하나님 나와라 뚝딱' 할까봐 걱정 입니다.
아니, '하나님 나시옵소서, 두-욱 다-악', 용서해 주시옵소서!)
추수감사절에, 같은 회사의 CTO 집에서
저를 초청하여 극진히 대접하여 주어서 주님께서 항상
함께 하시는 따뜻함을 느꼈읍니다. 저에게 식사전 기도 요청까지 하여서
갑자기 영어로 하느라
애를 썼지요.
한국말로 하면 훨씬 더 잘 한다고 했어요. 스스럼없이 초청해주고 가족이야기로
서로의 안부를 물으며, 제가 좋아하는 클라식 음악까지 자상하게 골라
놓았더군요.
이렇게 자상하게 대해주는 내외의 모습에서 또한번 주님의 사랑을 실천하는 그들에게 축복의 마음이 더해졌읍니다.
다음날, 2시간 거리인 남쪽의 해변가 섬인 Galvaston으로 내려가 보았읍니다.
예전의 허리케인이 할퀴고간 Pier가 아직도 복구 공사중이었읍니다.
멀리 대형 유조선, 콘테이너선들이 오가는 모습을 보면서 방파제 뚝을
걷다가 그곳에 앉아 기도를 시작했읍니다. 많은 기도제목들을 하나하나 내놓으며 기도하는 사이에 따끈하던
햇볕이 옅은 흰구름으로 쭉 뿌려 가려져 선하신 하나님의 임재의 손길이 머무시는 것으로 느껴졌읍니다..
다시 자리를 털고 일어나 차에 앉아 XM 라디오를 틀으니, Mendelssohn의 Violin Concerto E-Minor가
격정적으로 터져 나왔읍니다. 볼륨을
크게하고 의자를 뒤로하고 눈을 감으니 하나님께서 저에게 무어라 말씀 하시는 것 같았읍니다. 예전에 대학동기와 친구집에서 클래식음악을 들을때에는 소리를 아주 크게하고
여름 찬 온돌 방바닥에 웃통벗고 누워서 베토벤 교향곡을 몸으로 전율과 함께 느끼던 것이 생각 났지요. 이어지는 Rachmaninoff의 Piano
Concerto No.2 곡을 들으며 차를 몰아 동쪽 섬 끝으로 가보았읍니다.
아무도 없는 모래사장 아래까지 차를 천천히 몰고 가는데, 하늘 높이
떠있는 많은 연들의 모습이 눈에 확 들어 왔읍니다. 크고 작은 각종의 모양과 색깔들로, 아이들이 뛰면서 그들의 부모들과 함께 띄우고 있는 모습에서, 강변
백사장에서 뒹굴던 저의 어릴적 모습이 문득 떠올랐읍니다. 초등학교 어릴때, 방학이면
원예시험장을 하시던 외할아버지댁에 내려가면 어김없이 저에게 커다란 한지 방패연을 만들어 물감까지 정성들여 칠해 주시고 함께 띄우며 웃으시던 외할아버지, 외할머니의 모습이 떠올랐읍니다. 저를 그렇게 그렇게 사랑해 주시던 그분들 지금 다 천국에 계실터인데, 아스라히 멀어져간 연의 모습위에서 마치 저를 내려다 보고 웃고 계시는 듯 했읍니다. 그동안 잊고 있던 그분들의 사랑을 다시금
일깨워 주신 이날의 연날리기가 너무 소중했읍니다.
아 -, 이곳까지 오게하여, 잊고있던 예전의 사랑의 기억들을 깨워주셨구나. 한참을 넋을 놓고 어릴때로
돌아가 있다가, 배에서 나는 쪼르륵 소리에 깨워져 해변 작은
Cajun 음식점에 들어가서 보니, 동양사람은 저 하나. 바로앞에 비둘기가 날아와서 구구대며 저를 쳐다보는 모습에서 하나님께서
저렇게 아름답게 깃털까지 가꾸시는데, 세상에서는 곧 다 하나님 나라에서 만날 사람들끼리 아웅대며 혼자
다 갖겠다고 온갖 이전투구 하는 현실이 겹쳐졌읍니다.
주님의 가슴이 얼마나 - - -.
속옷도 내어주고 원수까지 자신의 피와 살을 내어주어 사랑 하라는 주님의 실천의 근본 가르침 -.
나는 나의 피와 살을 원수에게 내어줄 수 있을까? 주님의 그 사랑 처럼, 먼
훗날 나에 대하여 사랑의 기억들을 더듬어줄 누군가가
- - -.
외조부모님과 주위의 모든 분들의 사랑이 오늘까지 저를 강건한 믿음으로 감싸고 계셨음을 - - -.
돌아오는 운전길 내내 “그사랑 얼마나”의 찬송이 저를 맴돌았읍니다.
다 표현 못해도, 나 표현 하리라, 다 고백 못해도, 나 고백
하리라,
다 알수 없어도, 나 알아 가리라 다 닮지 못해도, 나 닮아
가리라,
그 사랑 얼마나, 아름다운지, 그
사랑 얼마나, 날 부요케 하는지,
그 사랑 얼마나, 크고 놀라운지를,
그 사랑 얼마나, 나를 감격하게 하는지!
오직 주님의 인도와 능력으로 진정 아름답고 참된 세상의 모습을 그리면서,
휴스턴에서,
신 성 식 드림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