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지연Jul 11.2012
살아주어서 더욱 아름다운 이유
요즘 내 관심을 끄는 것은 남편이 심고 정성스레 가꾸던 마당의 장미입니다.
식물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물과 이산화 탄소 그리고 적당한 햇빛을 받아 빛 에너지를 화학 에너지로 바꾸며, 스스로 에너지를 생성해내는 초등 학교 때 배운 광합성 작용을 다시 배우고 있는 중이기도 합니다.정확하게 말하면 저희집의 장미들은 광합성 작용을 하기 위해서 필수적인 이산화 탄소, 햇빛, 물 중에서 현재 물을 제때 공급받지 못하여 말라 죽어가고 있다고 해야 할까요?
저의 남편의 최대 관심사는 < 마당의 꽃들 >과 < 차 >입니다.꽃들을 매일 사랑스러운 눈으로 바라보며 정성스레 물을 주고, 아내가 무슨 영양제가 필요한지는 몰라도 꽃들에게는 각종 영양제를 구비해서 뿌려주며 지극 정성이었고, 자신이 타고 다니던 자동차에게 역시 차의 Body와 가죽, 타이어에 따로 다른 각종 왁스를 준비해두고 날마다 광을 내고 정성을 다 하곤 했었습니다.
장미가 마누라 보다 더 좋은 이유는 아마 10 가지도 넘을 겁니다.
그저 적당히 제때 물 주고 가꾸어 주면 예쁜 꽃망울을 터뜨려 나름의 키우는 보람을 안겨주는 장미에 비해, 마누라는 좀더 복잡한 이해 관계속에 까다로운 요구 조건을 충족 시켜 주어야 하고, 마누라 처럼 돈들여 꾸미지 않아도 더 예쁜 장미, 잔소리도 안하는 장미 , 바라는 것도 없이 그저 생글 생글 웃으며 변함 없이 맞아주는 장미, 벌어오는 돈 나누어 쓰자고도 하지 않는 착한 장미, 먹고 싶은 것 사고 싶은 것 많은 마누라에 비해 장미는 간단히 혼자 알아서 광합성을 통해 스스로 에너지를 만들어 내니 장미가 더 좋은 이유는 끝이 없습니다.
그렇듯 남편의 사랑을 받던 장미들에게 남편이 한국에 가 있는 동안 저는 물 한번 주어 본적이 없으니 가끔 내려주는 비를 제외하곤 그들에게 광합성 작용을 통해 스스로 에너지를 낼수 있는 식물의 기본 권리 마저 박탈한 것입니다.
그렇게 다 말라 죽어 가는 줄 알았던 장미 중에서 저는 며칠전 유독 한 장미 가지가 힘차게 위로 뻗어 올라가고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제 관심을 끄는 것은 매일 물을 공급해 주시던 너그러운 주인 아저씨를 그리워 하며 일찌감치 말라 죽어간 약한 장미 가지가 아니라 물 한번 주지 않는 야속한 주인 아줌마를 비웃기라도 하듯 힘차게 위로 씩씩하게 뻗어가는 한 강한 장미 가지였습니다.
그 강한 가지는 적은 물로도 광합성을 오래하는 생존 방법이라도 터득한 것일까요? 고난 중에도 주저 앉아 원망하며 나약하게 환경을 탓하며 스스로 광합성을 포기하고 더이상 에너지를 내지도 않고 꽃을 피우지도 않는 장미보다는, 험한 환경 중에도 삶의 에너지를 포기하지 않고 더 굵게 뻗어가는 장미가 대견하여 하나님의 심정으로 난 오늘 그들을 향해 물 호스를 듭니다.
꽃이 진 자리에 싱싱한 잎사귀들이 보이듯이, 꽃이 진뒤에 아픔을 견디고 익어 가는 열매들을 보듯이 사람들도 열심히 노력하다 보면 어느날 고난 에너지를 멋지게 영적 에너지로 바꾸는 영적 광합성을 하는 하나님의 사람이 되어 있진 않을까요?
장미들아 !!! 살아 주어서 고맙다. 그동안 못한 광합성 원없이 하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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