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땅밟기 - 여덞째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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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1,794회 작성일 19-03-30 2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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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땅 밟기 - 여덟째 날 (2013. 4. 30. 화요일)
글: 이봉기
사진: 정해나
아침예배 말씀은 민수기 20:14-21.
모세가 요단강 동편의 왕의 대로를 타고 가기 위해 에돔왕에게 길을 터주기를 구하다가 거절당하는 사건이 나온다.
길을 빌리고 값을 치르겠다 하여도 막무가내로 거절당하고 통과를 시도시 유혈사태가 있을 것을 경고당하기까지 한다.
결국 모세와 유대민족은 발길을 돌리게 된다.
전능의 하나님께서 그 사랑하시는 민족에게 거절당하고 진로가 막히는 사건을 허락하시는 것이 참으로 이상하였지만 이렇게 유대민족을 40년의 세월을 광야에서 지내게 하시면서 가나안에 온전하게 들어가도록 단련시키신다.
아침식사를 마친 우리는 에돔의 중심도시였던 Petra 유적지로 향했다.
● Petra
요르단에서 가장 많은 관광객이 방문하는 곳인 페트라는 옛 에돔족의 수도였다.
히브리어로 에돔은 '붉은'이란 뜻을 가지며, 야곱의 형인 에서의 별명이었고 에서의 후손들이 세운 나라를 일컫는다.
페트라(헬라어로 '바위'라는 뜻)는 성경에서는 셀라(히브리어로 '바위'라는 뜻)로 표시된다.
열왕기하 14장에는 유대왕 아마샤가 소금골짜기에서 에돔사람 만명을 죽이고 취한 것으로 나온다.
B.C. 6세기 경 서부 아라비아 출신의 나바태족이 이곳을 점령하여 엄청난 석조유적을 남기게 되었고 이들은 A.D. 1세기에 로마에 의해 멸망당한다. 그리고, 지금은 양치는 베드윈족과 관광객들만 다니는 유적이 남아있다.
인디애나 존스 3 - 최후의 성배-의 촬영지로도 유명하다.
마차와 관광객이 어지러이 다니고 모래먼지가 풀풀 날리는 유적의 입구 구역에는 인디애나존스의 모습이 선명한 간판을 단 상점이 기준점이 된다.
이 곳에서 출발하여 모래길을 걷는다.
가는 길에 역시나 태양은 뜨겁고 건조한 대기속에 땀은 나는 듯 증발해 버리는지 피부는 젖지 않지만 금새 갈증이 난다.
걷는 길에 광야 가운데 서있는 콜라 자동판매기는 너무나 유혹적이다.
광야에서 시험 받으신 예수님을 생각했다.
이 광야에서 주리고 목마른 나에게 누군가 다가와 "명하여 이 돌들이 콜라캔이 되게 하라"라고 한다면 나는 어이할까.
15분 정도를 걸으니 깍아지른 바위산 가운데 좁다란 틈이 있는 장관이 나온다.
바위틈으로 걸어들어가니 붉은색 사암으로 이루어진 깎아지른 절벽이 양 옆으로 웅장하게 서있고 바위의 파도가 넘실댄다.
생전 처음보는 장관에 넊을 놓고 걷다 보니 넓다란 공터가 갑자기 튀어나오고 공터의 저편에는 어마어마한 신전이 서있다.
아... 인디애나존스 3에서 본 것이 확실히 맞다.
엘 카즈네.
보물창고라는 뜻으로 이름과 달리 보물은 따로 없으며 엘 카즈네 자체가 보물인 셈이란다.
세계7대 불가사의 중의 하나로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등록되어 있다는데 당연해 보이는 장관이다.
바알신앙에서 파생된 '두세라'와 '우짜'신을 섬기기 위해 만든 신전이다.
저것을 사람이 어떻게 만들었을까 넊을 놓고 있는데 현지 가이드인 집사님께서 한마디 하신다.
"노예들이 만들었어요."
정신을 차리고 조금 더 걸어가니 바위벽에 여러개의 방을 파서 만들어 놓은 무덤들이 있고 그 너머에는 바위를 깎.아.서. 만든 원형극장이 있다.
"허허... 저건 어떻게 만들었을까요..."
"역시 노예들이 만들었겠죠."
전세계의 대부분의 웅장한 유적들은 가혹한 왕조들이 만들어 놓았다.
우리의 조상이 웅장한 유적을 남기지 않은 한민족인 것은 얼마나 다행스러운가.
이런 엄청난 건축물을 남겨 놓을 정도로 강력하고 융성했을 나바태인도, 그 이전의 에돔족속도, 그리고, 그들이 섬기던 우상들도 지금은 돌덩어리 유적들만 남겨 놓은 채 흔적이 없고, 하나님을 믿는 우리들은 2000년이 넘은 지금 그들이 남긴 폐허를 관람하고 있다.
웅장한 유적이나 특정 사건의 유물, 또는 숭배의 흔적마저도 남기는 것을 허락하지 않으신 하나님께서는 오직 하나님만 바라보는 하나님의 사람들만 지금까지 남기셨다.
폐허가 된 우상숭배의 고대도시에서, 모든 시간을 통해 살아계신 하나님의 역사를 본다.
일행중의 한 형제님이 음료수를 사서 돌리셨다.
모두들 좋아라 마시고 있는데 손목사님께서 어젯밤 사모님과 통화한 이야기를 하신다.
콜라를 좋아하시는 손목사님이 염려되어 "거기서 콜라 안드시죠?"라고 물어보시더라는 것.
그래서 안마신다고 대답하셨다는 것.
그렇다면 이 사진은 뭘까...
페트라 유적을 나온 우리는 광야체험을 위해 Wadi Rum으로 향했다.
이곳은 영화 '아라비아의 로렌스'와 '트랜스포머 2'의 배경이 된 곳이다.
가는 길에 보이는 버스의 창밖으로는 세일산지가 펼쳐진다.
창세기와 역대하에 에돔족속의 근거지로 소개되는 곳이다.
Petra 유적 역시 세일산지에 속해 있다.
• Wadi Rum
버스가 선 곳은 Wadi Rum.
Wadi는 '골짜기', Rum은 '달빛'의 뜻이다. 이름은 고혹적이다.
버스에서 하차 후 눈앞에 보이는 풍경은 또 넋을 훔쳐간다.
끝없는 광야 가운데 바위산들이 늘어서 있는데 그 모양은 기묘하고 아름답다.
층층의 지층이 보이는 산이 있는가 하면 바위를 녹여서 흘려 놓은 듯한 산들도 있다.
이 곳에 오기전의 소개에는 광야에 바위산이 있는 곳이라 하여 그 돌이 그 돌이고 그 들이 그 들이려니 기대를 안했건만 막상 도착하여 목격한 경관은 비현실적이다.
꿈꾸는 듯 하여 몽롱한데 식당 예약 되어 있다 하여 일행을 따른다.
식당의자에 착석하니 현실감이 회복된다.
점심식사 후 짚투어가 시작되었다.
픽업트럭의 짐칸에 올라타서 광야를 달려 바위산에 다녀오는 코스이다.
다섯대의 트럭에 나누어 탔는데 트럭이 가관이다.
영세한 개인들이 운영하는 것이라서 얼핏 보기에도 움직이는게 가능할까 싶을 정도의 낡은 차들이 대부분이다.
그럼에도 불구, 모래먼지를 날리면서 광야를 달리는 감상은 심히 극적이다.
이 곳이 왜 많은 영화의 배경이 되었는지가 공감된다.
상식과 상상을 뛰어넘는거대한 규모의 광야를 배경으로 한 우리의 질주는 한 바위산 앞에서 멈췄다.
출발시에는 손바닥 만하던 바위산에 도착하니 눈앞에 천길 높이로 서 있다.
사람의 옆모습을 닯은 듯한 바위가 눈길을 끈다.
문득 구름이 몰려와서 금새 선선해 진다.
광야의 구름이 얼마나 고마운지를 깨닫는 사이에 출애굽한 유대백성들을 인도하신 구름기둥이 떠올랐다.
그리고 보니, 출애굽시 백성들은 목마르다, 배고프다 수 없이 원망했어도 덥다, 춥다라고 원망한 사건은 나오지 않는다.
낮에는 구름기둥, 밤에는 불기둥.
일교차가 심한 광야의 기후에서 백성을 보살피신 방법은 그러했던 것이다.
이윽고 구름은 점점 짙어지더니 살갗이 선뜩하다. 비가 내린다. 사막의 비는 세 방울 맞고 끝났다.
우리의 광야체험을 위해 하나님께서는 날씨를 패키지로 선사해 주신다.
이 약간이라도 내리는 비 덕분에 듬성듬성이라도 식물이 자라고 심지어 양을 치는 것도 가능하다.
다시 트럭에 올라 돌아오는 길에 차는 잠시 어느 사구 (沙丘) 앞에 섰다.
고운모래가 바람에 날려 가다가 힘을 잃고 떨어져 쌓인 곳으로 맨발로 밟는 기분이 좋다 하여 모두들 맨발로 뛰어 들었다.
곱고 곧게 쌓여 있던 붉은 모래 언덕은 발자국으로 어지러웠지만 바람 몇번 불면 다시 원상태로 돌아간다 한다.
바위는 제 자리에 있고 모래는 쌓여 있고 먹을수도 없는 데 우리들은 그 아름다움에 감동하고 감격한다.
이러한 반응은 거의 본능의 영역이다.
이러한 모습으로 우리를 만드신 하나님의 품성을 조금 더 이해할 것 같다.
짚투어를 마치고 다시 버스를 탔다.
오늘의 숙소인 천막캠프가 행선지이다.
하지만 우리는 한시간의 도보 광야체험을 거쳐야 한다.
버스는 어딘가에 우리들을 내려주고 곧장 천막캠프로 향했다.
우리들은 생수 한 병씩 손에들고 터벅터벅 걷기 시작했다.
모세는 200만명의 백성들을 이끌고 40년을 광야에서 지내야 했다.
그동안 이스라엘 백성들은 겸손해지고 하나님을 신뢰하는 백성들로 단련되어갔다.
노예에서 풀려난 모습으로 바로 가나안으로 들어갔으면 얼마 버티지 못하고 주변 족속들에 의해 멸망했을 이들이지만 광야의 세월은 이들을 강인하게 제련하였고, 교만으로 멸망한 에돔과 달리 (오바댜 1장) 이들은 깎이고 다듬어져 겸손을 알게 되었다.
광야는 모세를 온유함이 지면의 모든 자보다 승한 인물로 완성시켜 주었다 (민수기 12:3).
광야를 모르면 성경을 모른다.
모래속에 발은 푹푹 빠지고 평지와 언덕이 차례로 모습을 드러내는 광야길을 걷기 시작한지 20여분이 지나자 힘들어 하는 지체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야금 야금 마시던 생수통은 30분이 넘어가자 바닥을 드러냈다.
대열은 흐트러지고 부축받는 지체도 나타난다.
20여명의 1시간 광야행이 이런데, 200만명의 행렬이 40년을 이었으니 그들의 고난은 어떠했을까.
언제 도착할지도 기약없는 가나안에 대한 갈구와 기다림은 얼마나 간절했을까.
겨우 바위산 하나의 모퉁이를 돌았는데 모래땅이서인지 한 시간이 훌쩍 갔다.
해는 어느 덧 바위산 너머로 지고 있다.
도착한 지점에는 천막들이 다닥다닥 늘어서 있었다.
텐트 하나가 각자의 숙소이다.
먼지가 풀풀 날리는 텐트안에 짐을 부렸다.
화장실도 수상하고 세면장도 수상하다.
일단 물은 귀해 보인다.
끈적거리는 목둘레에는 바람에 날려온 모래가 엉겨 있지만늘 오늘 밤은 씻을 일이 없을 것 같다.
힘든 날이었기에 저녁예배 시간에는 이번 여행에서 각자가 받은 것들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광야의 저녁 풍경 속에 서로의 나눔은 어느때 보다도 은혜로왔다.
광야라는 공간의 영적인 영향력은 예사롭지 않았다.
오늘 이후 광야라는 단어와 만나는 느낌은 전과 같지 않을 것이다.
땅속에 묻고 위에 불을 때서 조리한 양고기와 닭고기가 저녁식사의 주메뉴였다.
노천의 좌석에 앉아서 식사를 하는데, 아랍의 악사들이 Oud라는 기타 비슷한 악기를 연주한다.
네덜란드에서 온 관광객팀의 몇명이 연주에 맞춰 춤을 춘다.
생각지 못한 이국의 밤풍경이다.
이 천막캠프는 wifi도 안된다.
이 글은 내일이나 올릴 수 있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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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류호정님의 댓글
류호정 작성일
한참동안 들여다 보게하고 생각하게 하는 장관들이네요... 큰 바위사이 길을 지나는 사진에서는 땅속에서나 느낄 수 있는 찬 기운이 여기까지 전해 지는 듯 합니다. 바위에 세겨진 물결모양에서 구약과 신약속에서의 시간의 소리가 들리는 듯도 하고... 참으로 생동감 넘치는 여정일지가 하루의 피로를 잊게 해 주네요. 하루종일 하나님과 동행하시는 기쁨과 은혜를 충만히 누리고, 건강한 모습으로 뵙기를 기도합니다. 승주찬~

Jeeyoung Kim님의 댓글
Jeeyoung Kim 작성일
힘드셨겠지만 참 뜻깊은 체험을 하셨네요.
부러워라~.
이스라엘 백성이 특별히 목이 곧은 백성이어서 하나님께 불평했다고 생각했었는데, 사진을 보니 나라고 달랐을까...싶게 참으로 황량한 곳이 광야라는 곳이군요.
별로 들어가 자고 싶은 모습은 아니지만 텐트 안은 어떻게 생겼을까도 궁금하네요. 텐트 내부 사진도 언제 한번 부탁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