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땅밟기 - 열번째 날 (최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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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1,754회 작성일 19-03-31 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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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땅밟기 - 열번째 날 (2013. 5. 2)
글, 사진: 이봉기
오늘은 이스라엘 선교여행의 마지막 날.
아침예배는 요나 1:1-16의 말씀을 붙잡았다.
여행 중 우리들은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일어나는 시간에 일어나야 했고 일행이 가는 곳에 가야 했으며 일행이 먹는 것을 먹어야 했다.
이제 돌아가면 우리들은 스스로 선택해야 한다.
분명 하나님께서 사명을 주셨으나 피하고 싶은 것도 생길 것이다.
요나처럼 도망다니다가는 요나가 배의 선원들을 위태롭게 했듯이 내 주변의 사랑하는 사람들마저 위태롭게 할 지도 모른다.
순종만이 사는 길임을 다짐하며 하루를 시작한다.
오늘의 첫 행선지는 벧엘
• Bet El
하나님의(El) 집(Bet).
하란을 떠나 가나안 땅으로 처음 들어온 아브라함이 처음 단을 쌓고 여호와의 이름을 부른 곳이다.
아브라함은 하나님께서 주시기로 약속하신 이땅을 뒤로하고 이후 점점 남쪽으로 이동하다가 기근이 들어 애굽으로 옮겨 갔고, 여기서 아내 새라를 파는 작태를 벌이다가 다시 돌아온 곳이기도 하다.
벧엘 전망대에서 동쪽으로는 언약의 산인 Baal Hatzor 산이 보인다.
지금은 이스라엘군의 레이더 기지가 자리하고 있다.
이 곳에 아브라함과 롯이 함께 올라가 롯이 먼저 동편의 요르단 들을 택하였고 아브라함이 반대쪽인 가나안 들을 선택하는 약속이 이루어졌다.
돌아온 아브라함을 하나님께서는 다시 축복하셔서 땅과 자손을 약속하신다.
벧엘땅에서 야곱 또한 하나님을 만난다.
창세기 28:11-19. 열린 하늘로 사다리를 타고 오르내리는 천사들을 꿈에서 본 야곱은 아브라함과 마찬가지로 하나님으로부터 땅과 자손의 축복을 약속받고 이 땅을 벧엘이라 이름 붙이게 되었다.
벧엘을 나온 우리는 실로를 향했다.
북이스라엘과 남유다가 충돌했던 '여사냐' 지역을 지나던 중 우연스럽게 교통사고를 목격했다.
운전사가 걸어다니고 있는 것을 보니 다행히 사람은 안 다친 듯.
충돌의 역사를 듣던 중 갑자기 충돌사고를 목격하여 사진촬영의 충동을 느꼈다.
실로에 도착했다.
• Shilo
실로는 여호수아가 인도한 유대민족이 가나안에 입성 후 첫 회막을 지은 곳으로 엘리의 두 아들인 홉니와 비느하스가 블레셋과의 전쟁에 법궤를 임의로 들고나가 빼앗기기까지 법궤가 한참을 머물렀던 곳으로서 가나안의 첫 예배장소였다.
엘리 제사장이 첫 시무를 시작했고 한나의 서원으로 사무엘이 태어나고 성장하여 활동한 무대이기도 하다.
Visiting center에는 지성소와 번제단의 모형을 만들어 놓았는데 그냥 참고만 할 정도...
돌무더기만 남은 유적터는 지금도 발굴작업이 한창이다.
올리브밭을 뒤로하여 올리브기름을 짜던 맷돌이 보인다.
성전에서는 올리브기름을 계속 태워서 제사를 드렸다 한다.
포도즙을 밟아서 짜는 터이다.
노아 이후 포도주를 마시기 시작했고 보리가 흔한 메소포타미아 지역에서는 이미 당시 맥주를 마시고 있었다고...
지성소와 번제단이 있었으리라 추정되는 터이다.
가나안 첫 예배의 장소에서 예배의 신성함과 기쁨을 다시금 묵상한다.
실로를 떠난 우리는 사마리아의 세겜을 향했다.
• 야곱의 우물
이스라엘 군인들의 경계가 삼엄한 분리장벽을 지나 팔레스타인 구역인 세겜으로 들어왔다.
야곱의 우물이 있는 곳이다.
요한복음 4:5-14에는 예수님께서 사마리아 여인을 만나신 이야기가 나온다.
선문답과도 같아서 알쏭달쏭하던 이 대목은 대화의 현장에 오니 뇌리에서 3D로 재구성되어 훨씬 생생하다.
이방인의 땅으로 유대인들은 접근조차 꺼렸던 이곳에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을 이끌고 나타나신다.
제자들이 먹을 것을 구하러 나간 사이 예수님께서는 물을 길러 온 사마리아여인에게 물을 달라 청하신다.
이 여인은 다섯남편을 거쳐 현재는 남편이 아닌 자와 살고있는 뭔가 사생활도 심히 수상한 부정한 여인이다.
'부정한 이방인 여자'
우리들이 며칠전 보았던 종교인들의 눈에 띄었다면 심한 봉변을 당했을 여인이다.
그런 자신에게 물을 달라 청하는 유대인인 예수님을 여인은 기이하게 여긴다.
그런 그녀에게 예수님께서는 우물물은 마셔도 다시 목마르지만 예수님께서 주시는 생수는 영원히 목마르지 않게 함을 말씀하시며 자신이 구세주이심을 밝히신다.
여인은 물동이도 버려둔 채 마을로 뛰어가 이 사실을 마을에 알리니 온 사마리아가 예수님을 따르게 된다.
이런 사연이 서린 이 야곱의 우물에는 그리이스 정교회의 기념교회가 서 있고
지하에는 실제 그 사건의 배경인 우물이 있고 물도 떠 마실 수 있다.
예수님의 행적과 관계된 장소들 중 그나마 확실한 장소이다.
우물이 신성시 되고 있어 분위기는 이 우물을 마시면 영원히 목마르지 않을 것 같은 분위기이다.
하지만 이것은 그냥 우물물.
수면은 지하 40미터.
열심히 도르레를 돌려서 힘들게 퍼올려 한모금씩 마셨다.
수질검사는 하는지 모르겠지만 물은 꽤 차고 먹을만...
하지만 많이 먹으면 배아플듯한 느낌이라서 맛만 보고 만다.
이제 우리는 예수님과 물을 나눈 사이...
다행히도 예수님께서 주시는 영원한 생명수는 이 세겜시까지 오지 않아도 믿는 자는 누구나 마실 수 있다.
야곱의 우물을 떠나 사마리아 산지로 향했다.
• 사마리아성
사마리아 산지의 식당에 가서 점심식사를 했다.
이제는 익숙해진 중동의 메뉴도 이번에 먹으면 한참을 못 먹으리라...
이번 여행에서는 마지막 현지식사이다.
식사를 마치고 나오는데 중동의 석유상과 무기상으로 의심되는 낯익은 이들을 목격한다.
식당 주인아저씨가 먹어보라며 이상한 열매를 내온다.
알고보니 이것이 바로 쥐엄나무 열매.
말, 돼지의 사료로 쓰인다는데 집나간 탕자가 가산을 탕진한 뒤에 먹으면서 연명한 그것이다.
침례요한도 광야에서 메뚜기와 석청에 더해 먹었으리라 한다.
보기와는 달리 씹으면 단맛이 나고 먹을만 하다.
얼마를 더 가서 버스에서 하차한 후 한참을 올라가니 사방이 트인 산지의 정상에 무너진 성터가 보인다.
북이스라엘의 수도였던 이곳은 비옥하고 사통팔달하여 평화시에는 무역이 번성했으나 전시에는 사방에서 공격이 가능하므로 방어가 곤란했다.
그래서인지 북이스라엘은 남유다보다 일찍 멸망했다.
북이스라엘의 아합왕은 정치, 경제, 군사적으로는 훌륭한 평가를 받았으나 하나님께는 악한왕이라 하셨고 결국 멸망의 길을 간다.
지금 좋아보이는 환한 땅에 자기의 화려한 성터를 짓고 싶어하는 후대의 사람들에게 무너진 성터는 말없이 웅변한다.
하나님을 떠난 모든 것은 멸망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을.
• 욥바 (Tel Aviv)
욥바는 현재 이스라엘의 행정수도인 텔아비브이다.
예루살렘과 달리 텔아비브의 거리는 풍경이 자유롭다.
유대의 전통에 개의치 않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구약의 요나서에는 니느웨로 가라는 하나님의 명을 피하여 다시스로 도망가려고 욥바에서 배를 타는 장면이 나온다.
사도행전 10장에는 욥바 해변의 피장 시몬의 집에 우거하던 베드로가 환상가운데 하늘에서 내려온 부정한 짐승들을 먹으라는 하나님의 음성을 들은 곳이다.
이에 하나님의 뜻을 알아들은 베드로는 로마군대의 백부장 고넬료를 시작으로 이방선교를 시작하게 된다.
버스에서 하차하자 베드로기념교회가 보인다.
피장 시몬의 집으로 알려진 집의 앞마당에 모인 우리는 이러한 역사 가운데 이방인인 우리도 구원받음을 감사하며 각자의 상황에서 복음전파를 위한 사명을 감당하기를 기도했다.
베드로 기념교회의 주변으로는 오래된 건물들이 많아 꽤 운치가 있어 많은 예비 신혼부부들이 결혼사진을 촬영하고 있었다.
훤히 살갗을 드러내고 촬영에 여념이 없는 신부의 일행들을 보니 예루살렘과 다르고 요르단과는 아~주~ 달라서 신앙이 다른 인간들의 삶이 얼마나 달라지는지를 극명하게 체험한다.
인근의 공원에서 전용석전도사님의 사모님이 싸주신 도시락으로 저녁식사를 마쳤다.
이번 여행 내내 우리 일행 29명의 도시락을 감당해 내신 슈퍼사모님과 전도사님을 축복한다
(전용석전도사님 facebook에서 발췌)
텔아비브 공항에 도착했다.
전전도사님과 아쉬운 작별을 나누고 우리는 비행기를 탔다.
필라델피아를 거쳐 샌프란시스코로 돌아간다.
아브라함부터 지금까지 이어지는 4천년의 성경의 역사를 우리들은 열흘만에 돌아보았다.
감사하게도 하나님께서는 손경일, 김태일, 이강근목사님을 통해 최고로 이 여행을 준비해 주셨고 이스라엘의 전용석전도사님 부부와 요르단의 김영호집사님을 준비해 주셔서 아쉬움 없는 순례를 할 수 있게 해주셨다.
더구나 다양한 날씨를 허락하셔서 광야생활 40년 동안 이스라엘민족이 겪었을 상황들을 짧은 시간에 맛볼 수 있게 허락하시는 은혜를 주셨다.
지난 열흘은 영원히 살아계시는 성실하신 하나님을 더욱 알게 된 축복받은 시간이었다.
우리는 알고 있다.
이후의 우리는 전과 같지 않을 것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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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김경애님의 댓글
김경애 작성일
위에 무기상으로 의심되는 분은 저도 잘 아는분이네요,
소망하기로 구원의 투구와 성령의 검 곧 하나님의 말씀을 가지고
하나님의 전신 갑주를 취해 가지고 오셨음을 믿고 싶네요.

HaeKyungKim님의 댓글
HaeKyungKim 작성일
이봉기 형제님 글 재주가 예사가 아닌것은 이제 전~ 교인이 아는 사실! 혹 예전에 기자되려고 하셨던적은 없으셨던지 . . . :)
TV 에서 자주 듣는 "생동감 넘치는 현장 르포" 뭐 이런표현이 이봉기 형제님의 여행기를 두고 하는 말 인것 같네요. 정말 감동 깊게 잘 보고 듣고 했는데, 이렇게 web page 에 있다 사라지기는 너무 소중한 기록들이라 www.Shutterfly.com 이나 다른 photo book 만드는데 가셔서 "이스라엘 땅 밟기" photo book 을 만드는 것은 어떨런지? 그러면 이스라엘 못 가셨던 분들도 그것을 참조하여 간접적으로나마 땅 밟기를 할수 있고, 또 그리고 그것을 팔아서 선교비로 쓴다면 일석이조?

admin님의 댓글
admin 작성일
이봉기 형제님이 웹팀의 기자로 영입되셨다는 반가운 소식을 오늘 전해들었습니다.
이 형제님의 글을 계속 새누리 웹에서 접하실 수 있겠습니다.
(안타깝지만 한국에 귀국하실 때까지... 아니 그후에는 현지 특파원으로 수고하시겠습니다.)

백세은님의 댓글
백세은 작성일
봉기 형제님, 정말 그곳으로 가있는것 같은 기분이네요. 오늘 교회에서 이후 여기서 읽어보니, 참 표현력이 사실적이시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