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노스코 12기를 마치고... > 제자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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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안 하게 되길 진심으로 바랬습니다. 어떻게든 쉬고 싶었습니다.  목사님이 수업을 안 하시니 등록하시는 분들이 많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고, 저 하나 쯤은 얼마든지 빠질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습니다. 역시 등록하신 분들은 그리 많지 않았고, 제 이름은 빠진 채로 그룹이 만들어졌습니다. 그러나 개강일이 다가오면서 등록하시는 분들이 점점 많아졌고, 어느날 받은 그룹 편성표에는 제 이름도 들어가 있었습니다. ‘아........ 결국.........’

저의 그룹에 들어오게 되신 분들의 명단을 보았습니다. ‘어? 이 이름들은...?’ 오혜성 전도사님께 여쭤보니, 3,40대 자매님 세 분과  5-10세 많은 정도가 아닌 친정 어머니와 시어머니 연배의 분들이 다섯 분이나 되었습니다. ‘아... 이 어르신들을 모시고 할 수 있을까? 내가?’ 전도사님도 걱정이 좀 되셨는지 젊은 자매들만 데리고 하는 건 어떨까 말씀하셨습니다. 저도 그러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처음 정해진 그 구성원 그대로 수업은 시작되었습니다.

기대와 두려움을 가진 채 공부가 시작되었습니다. 목사님의 자리를 대신한다는 것이 큰 부담이었고, 6, 70대 어르신들을 모시고 공부를 한다는 것은 더 큰 부담이었습니다. 첫 시간은 오리엔테이션으로 모였고, 자기 소개로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기에 큰 무리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본격적인 공부가 시작된 이후로는 한주한주가 제게 큰 부담과 도전이었습니다. 교회로 향하는 차 안에서는 기도가 절로 나왔습니다. ‘하나님, 아시지요? 저는 할 수 없습니다. 하나님이 도와주셔야해요!!!’

저보다 연배도 훨씬 높으시고, 인생 경험은 물론 신앙의 깊이도 저와는 비교할 수 없는 분들께서 저를 ‘선생님’이라 부르시며 세워 주시고, 부족한 저를 통해 전해지는 하나님의 말씀을 하나하나 열심히 받아 적으시고, 사정으로 빠진 수업을 그냥 지나치지 않고 보충하시려 애쓰시고, 80이 가까운 집사님께서 누구보다 열심히 암송을 해 오시는 모습들을 보면서 큰 감동과 도전을 받았습니다.

10년도 더 넘게 알고 지내온 자매와 처음으로 말씀 공부를 통한 교제를 나눌 수 있었고, 이 공부를 통해 처음 알게된 자매님들의 나눔과 기도 제목을 들으며 자매님들과 그 기도 제목을 마음에 품게 되었습니다.

이 공부가 아니었으면 교회에서 만나도 겨우 목인사만 하고 지냈을 분들을 알게 되고, 그 분들을 위해 기도하면서 주님 안에서 사랑이 싹틀 수 있었고, 큰 재산을 얻은 것 같은 기분도 들었습니다.

8과에 걸친 공부가 마무리 되어갈 무렵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 이래서 목사님께서 ‘배우거나, 가르치거나’를 외치셨구나...

 아... 이래서 목사님께서 부족한 나를 가르치는 자리에 앉히셨구나...

 아... 이것이 제자가 되어 가는 것인가 보구나...

 아... 이를 통해 내 신앙이 단단히 다져지나보다...’​

수년 전, 디사이플 공부를 하면서 목장에서 제가 자주 나눴던 기도 제목이 ' 자녀에서 제자가 되게 해달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지금 가르치는 자리에서 한 번의 기노스코 과정을 마치고 나니, 제자가 되는 것은 배우는 과정에서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배운 것을 다른 이에게 전할 때 비로소 제자가 되기 시작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이 됩니다.

기노스코가 끝나면 시원~~~~할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종강 파티를 마치고 교회를 나와 차에 오르는데, 마음에 허전함이 밀려왔습니다.

다 끝나고 나서 하는 말이지만,  10주가 무척 짧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