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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로스7기] 래디컬 독후감 - 김예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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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yesungkim
조회 3,334회 작성일 19-11-07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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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디컬을 읽으며 전에 나갔던 교회 두군데가 떠올랐다.

 

하나는 한국을 잠시 방문하면서 다녔던, 청년부만 천명 가까이 되던 대형 교회이다. 해외 생활을 오래 한 나는 또래 한국 청년들과의 나눔이 고팠던 마음에 잠시 방문하는 입장이지만 새신자 교육을 거쳐서 조 하나를 조인했다. 예배가 끝난 후 기대반 설렘반으로 조모임에 갔더니 조장님이 성경공부 질문들이 들어있는 종이를 돌리셨다. 종이에 있던 질문들을 읽어내려가던 찰나에 조장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자, 저희 빨리빨리 끝내고 밥먹으러 갑시다.” 그러고는 오분도 안돼서 모임을 마치고 어느 식당에 갈지 의논을 한 후에 밥을 먹으러 갔다. 아마 어느 식당에 갈지 의논한게 성경나눔보다 길었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한국에서의 남은 몇주동안에 목장에서는 순삭 성경나눔후에 밥을 먹으러 갔고 공허함은 목장모임을 가면 갈수록 더 커져갔다.

 

또 다른 교회는 내가 대학생때 다니던 작은 교회이다. 거의 대학생이 90%를 차지하는 교회였다. 1학년으로 들어갔을때는 선배 언니오빠들이 많이 섬기고 있었고 새로 들어온 신입생들도 그 해에 꽤 많았다. 늘 금요예배와 성경모임 후에는 밥을 먹으러 갔고 주일예배후에도 자주 놀러갔었다. 소셜라이징이 엄청 활발했지만 늘 기숙사로 돌아오면 공허함과 허전함만 남았다. 사람이 많은곳에 있다가 기숙사로 들어오면 혼자라 그런가보다 했지만 같이 교회를 다니던 언니도 교회만 갔다오면 공허함이 너무 커져서 괴롭다고 하더니 결국은 기숙사에서 인터넷 예배를 드리겠다며 교회에 나오지 않게 되었다. 그 다음 해에 청년부를 이끌어 가던 언니오빠들이 많이 졸업하고 청년부를 가득 채우던 신입생들도 한 두명씩 안나오게 되었다. 무엇인가 잘못된 부분이 있는 것 같았다. 무언가 빠진것 같았다. 소셜라이징과 행아웃이 활발해서 교회에 나오던 청년들이 그런 요소들이 없어지는 동시에 나오지 않는다니. 교회가 이런 곳인가 하는 의문이 들었다. 사도행전에 나오는 초대교회 같은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그렇게 엔터테인먼트와 소셜라이징이 활발하던 1학년 시절이 지나고 사람이 많이 나오지 않는 시기에 남은 청년들이 교회란 어떤 곳일까 교회의 주된 목적, 역할은 무엇일까에 대해 고민하며 모이게 되었다. 그리고 찬양팀부터 성경공부까지 청년부의 비전과 역할을 재점검해나가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깨달은 것은 교회가 이벤트나 엔터테인먼트로 사람을 불러 모으면 그 순간에 나오는 사람이 많을지 모르지만 영혼이 변화되는 일은 없다는 것이었다. 영혼 하나 변화되지 않은채 사람만 많이 나오면 변화되지 않은 영혼들은 본인들을 즐겁게 해주는 요소가 사라지면 나오지 않는 것이었다. 교회는 영혼들이 하나님을 만나고 변화되는 곳이 되어야 했다. 그래서 그렇게 청년들이 같이 모여서 고민하면서 “재미” 요소들로 사람 수를 늘리는 방식을 과감하게 내려놓고 본질에 충실하게 말씀 위주, 하나님 안에서의 나눔 위주로 청년부의 중심을 바꾸어 나가기 시작했다. 물론 그렇게 첫 시작은 암울했다. 대학생들의 수가 점차 더 줄어들기 시작했고 우리가 잘하는것이 맞는지 수없이 고민하게 되고 또 떠나는 대학생들에 대해 아파했다. 그렇지만 마음을 먹은대로 기도와 말씀 중심으로 청년부를 주님께 맡기며 나아갔다. 그렇게 수는 적지만 남은 청년들 사이에 말씀에 대한 열정과 기도의 불이 붙기 시작했고 숫자로가 아닌 영적으로 뜨거워지는것을 체험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한두학기가 지나가면서 우리는 전에는 보지 못했던 성령님의 역사하심을 보게 되었다. 교회를 떠나갔던 대학생들 한두명씩 예상치 못한 순간에 하나님을 찾고 싶다며, 혹은 하나님을 만났다며 제발로 다시 찾아오는 기적들을 보기 시작했다. 교회를 싫어하던 친구들도 나오는 성경을 배우러 나오는 것을 보게 되었고 교회를 부담스러워 하던 친구들이 하나님을 만나고 교회에 리더들로 세워지는 것을 보았다. 그리고 대학을 졸업하고나서 들려오는 소식은 소극적으로, 또는 친구들 따라 교회를 나오던 청년들이 단기선교를 가게 되었다는 것이었다.

 

이 두 경험들을 떠올리며 래디컬을 읽으며 깨달은 몇가지가 있다. 사람의 힘으로 사람의 방식으로 사람을 위해 짜여진 “프로그램", 또는 재미요소들은 당장에 사람이 많이 오는 결과들을 보기에는 좋다. 그런 사람의 방식으로는 본질적인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다. 당장에 재밌어보이고 당장에 결과들이 보이는것 같고 또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 같지만 정말로 사람들에서 끝나는 것이다. 하나님이 계시지 않는 모임은 영원한 결과물이 없고 인스턴트 같은 결과물만 있을 뿐이다. 반대로 말씀 중심, 하나님 중심의 모임은 겉보기엔 재미없고 흥미 없어 보일수 있다. 당장의 결과도 보기 힘들 수 있다. 그러나 하나님이 함께하시는 모임에는 하나님이 영혼들을 변화시키시는 영원한 결과물이 생기게 된다. 교회에서 이런 저런 일을 섬기면서 사실 계속해서 마주치는 챌린지인것 같다. 사람을 만족시키는 리더가 아닌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리더. 당장의 결과물을 바라는 사람의 방식이 아닌 내가 결과물을 보지 못하더라도 주님의 때에 변화시키시고 열매를 맺게 하시리라는 믿음으로 씨앗을 뿌리는 리더. 당장 눈앞에 보이는 결과물에 흔들리지 않고 영원한 소망을 붙잡는 리더. 래디컬을 읽으며 다시금 도전이 된다. 흔들리지 않고 이끄심의 자리를 주님께 계속해서 내어드리리라 다시 다짐하게 된다. 사람의 시선이 아닌 하나님의 시선으로 목장을, 영혼들을 바라보게 하시는 주님의 은혜가 매순간 너무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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