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로스 7기] 내면세계의 질서와 영적성장 - 독후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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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3,957회 작성일 20-01-15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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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로스 독후감] 내면세계의 질서와 영적성장
최 윤 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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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계발서? - Yes & No
‘내면세계의 질서와 영적 성장’은 쉽게 읽혀지는 책이라기보다 숙독이 필요한 책이다.
우선,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주제가 많은 사람들이 인생에서 마주치게 되는 내면의 문제들에 대한 것이기때문이다. 사회적, 문화적 프레임안에서 자동학습된 외적분주함으로 뒤죽박죽이 되버린 삶의 우선순위들, 주체성을 잃은채 세상의 논리와 가치관에 휘둘리는 자아, 그렇게 숨쉴틈없이 앞만보고 달리던 인생에서 어느 순간 느닷없이 마주하게되는 마음속 싱크홀 문제등등. 분명 누구나 한번쯤은 밤잠설치며 고민했을 심각한 주제들이다.
또한 15개의 챕터로 이루어진 이 책에는 각 챕터끝마다 ‘더 깊이 생각해보기’라는 체크포인트가 있어서, 해당 챕터의 내용과 관련한 다양한 질문들과 성경인용을 통해 일괄적이 아닌 독자 본인의 예로 되집어 묵상하여 각각 개별화, 내면화된 방법으로 자신에게 구체적으로 적용할 수 있도록 안내해준다.
따라서 이 책이 비록 신앙적 논리와 분석에 기초해 쓰였지만, 신앙여부를 떠나 각자의 생활태도와 심리상태를 점검하게하고 각 문제에 따른 근본적이고 효율적인 교정방법을 제시하는 기독교적 자기계발서라고 해도 무리가 없을 것같다. 이런점에서 개인적으로 비기독교인들과 같이 읽으며 토론할수 있는 도서로 추천할만하다고 생각한다. 이렇듯 문제해결의 방법론적 면에서 본다면 이 책은 시중 서점의 베스트셀러자리에 항상 놓여 있는 여느 일반 자기계발서와 큰 차이가 없어보인다. 하지만 분명 이 책에는 여느 대중적 자기계발서와 차별화되는 점이 있다.
그 차별점은 이 책이 일반적으로 인간의 내면적 문제라고 인식되어지는 심리상태와 감성문제보다 한단계 더 깊숙한 곳에 놓인 영적차원의 문제를 다루는 것에 있다. 또한 저자는 그 영적차원의 문제에 대한 해결의 닻이 내려져있는 기저가 세상의 가치관이 아닌 하나님의 가치관이며, 기독교적 프레임안에서 내면세게의 영적질서를 바로잡는 것이 근본적 해결의 출발점이라고 명시하고 있다. 건강한 삶을 위해서는 ‘몸도 튼튼, 마음도 튼튼’뿐아니라 우리의 영혼부터 튼튼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건강한 몸을 위해 규칙적인 운동이 필수이듯, 영적근육을 만들기위한 끊임없는 영적훈련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이를 위한 실질적인 다섯가지 영적훈련 (침묵과 고독 , 찬양, 하나님께 귀 기울이기, 사색과 묵상, 예배와 중보기도)을 소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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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용후기 - Dear My Diary
공교롭게도 저자가 소개한 영적훈련 다섯가지중 세번째 ‘하나님께 귀 기울이기’는 둘로스수업동안 시작된 나의 기도 제목과 동일한 내용이었다. 둘로스 과정중 매일 15분기도는 성경매일읽기와 더불어 교과필수사항이다. 15분이라는 기도시간보다는 내 기도의 내용과 형식이 뭔가 제대로이지 않다는 불편한 느낌이 내내 있었다. 대부분의 크리스찬들이 하나님께 말하는 법은 배우지만 하나님의 말씀듣는 법은 배우지 못했다고 저자가 지적하듯 나의 기도시간이 하나님앞에 기도제목만 쭉 나열하며, 마치 기계적으로 업무보고하는 시간이 되거나 커스터머서비스에 불편사항을 일방적으로 쏟아내는 시간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기도는 하나님의 말씀을 들으며 대화를 나누는 교제의 시간이라고 하는데, 도대체 어떻게 하면 이런 일방적이고 포멀한 아침미팅을 하나님과의 티타임, 사귐의 시간으로 바꿀 수 있을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가끔은 일부러 ‘하나님 말씀해보세요. 이번엔 제가 듣기만 할게요’라며 가만히 있어도봤지만 대게 묵묵부답, 나만의 묵언수행으로 끝나버렸다. 그렇게 ‘하나님의 말씀을 듣는 기도’가 기도제목이 되어가던 중 이 책을 읽게 되었고 ‘글쓰기’라는 구체적 제안을 발견했다.
저자는 일기가 글로 쓰는 기도의 수단이 될수 있기때문에 듣는 기도가 느슨해 질때 ‘글쓰기’를 해보라고 권유한다. 길지 않더라도 그 날의 묵상 내용이나 읽은 말씀에서 느끼는 점을 직접 자신의 글로 꾸준히 쓰다보면 기도의 내용이 구체적이되고 영적 근육이 길러져감을 확인해 갈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자 본인이 48년간 직접해왔다니 그 정도 검증을 받은 방법이라면 시도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내가 선택한 글쓰기 형식은 자유형. 그래도 일단 노트의 이름은 “Dear My Diary”
매일 쓰지못해도, 글씨가 엉망이어도 일기검사받을 일은 없으니 의무감에서도 자유다.
그날 읽은 성경말씀중 마음에 남는 구절을 쓰고, 큐티할때나 찬양중 떠오르는 묵상과 질문을 적는다. 책이나 설교에서 접하는 다른 분들의 좋은 나눔, 인용문도 적는다. 나의 기도제목, 부탁받은 기도제목도 적는다. 가끔은 며칠전의 내용으로 돌아가 그 사이 추가되거나 바뀐 생각도 덧붙인다.
시작하고 한달이 지나갈무렵, 책에서 안내하는대로 점검도 해보았다. 예외없이 이 부분 챕터에도 ‘더 깊이 생각해 보기’가 있었고 그 중 ‘일기가 주는 가장 중대한 기여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이 있었다. 일기가 가져온 여러가지 장점들중에서도 내가 얻은 가장 큰 소득은 ‘ 어떻게 하나님말씀을 들을 수 있는가 (How to listen to Him)’에 대한 확대개념을 갖게되었다는 것이다.
이전에는 문자그대로 하나님의 말씀을 귀에 들리는 소리(Sound)라고 생각해서, 마치 청력검사하듯 listening이 아닌 hearing 이라는 기능과 현상에만 집중하고 있었다. 게다가 들을 준비가 되어있으니 (기도시간이니) 어서 말씀하시라고 감히 하나님께 재촉까지하고 있었으니... 이런 태도는 인간관계에서조차 바람직하지 못한 대화방법중의 하나로 알려져있는데 말이다.
물론 이런 고정관념때문에 처음에는 도대체 ‘듣기와 글쓰기’ 사이에 어떻게 등식관계가 성립된다는건지 이해가 되지않았지만, ‘일기쓰기’를 지속해나가면서 조금씩 알게 되었다. 하나님은 우리 귀에 직접 들리는 음성으로 말씀하시기도하지만, 읽고 듣는 성경말씀안에서도, 묵상중에도, 다른 사람들과의 나눔안에서도 언제든지 내게 말씀하신다는 것을. 그리고 하루에 15분이 아닌 나의 24시간 아무때나 언제든지 하나님께서는 이렇게 다양한 경로를 통해 나에게 말씀하실 수 있다는 것을.
내가 직접 적용해본 ‘영적훈련을 위한 글쓰기’는 순간 순간 느끼고 들었던 하나님 말씀을 다시 기억할 수 있도록 정리해주는 효율적 도구가 되었고, 그 기록된 말씀과 생각들을 통해 한 번 더 묵상하는 기회를 갖게 해주었다. 무엇보다 그렇게 순간마다 쌓여지는 스몰토킹들이 하나님과의 더 깊은 교제로 들어가게 해준다는 것도 조금씩 경험하고 있다. 내가 적용했던 이 훈련은 저자가 소개한 많은 훈련목록과 제안들중 단 한가지의 영적훈련에 불과하다. 나에게 가장 필요했던 이 훈련부터 시작해서 점점 영적훈련의 영역을 다양하게 넓혀나가며 부실했던 나의 영적근육을 튼튼하게 만들어가고, 그러한 지속적인 영적성장의 과정을 통해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이 충만한’ 영적성숙에 이르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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