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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이맨 9기 - 화요일 저녁반 - 끈질김 - 김현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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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현일
조회 11회 작성일 26-01-12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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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비비어의 ‘끈질김’을 읽으며, 얼마 전 다녀온 겨울 수련회 이후의 Youth Group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크리스천의 삶이 “편안한 종교 생활”이 아니라, 긴 영적 전쟁 속에서도 끝까지 전진하는 삶이라는 책의 메시지는 수련회 이후에도 자신이 별로 달라지지 않은 것 같다고 고민하던 아이들의 고백과 그대로 겹쳐 보였다.


바이블 스터디 시간에 겨울 수련회에 대해 조금 더 깊게 나눌 기회가 있었다. 몇몇 아이들은 “수련회 전이나 후나 나는 크게 달라진 것 같지 않다”, “내가 뭘 잘못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라고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그 고백 속에는, 수련회를 다녀오면 반드시 눈에 보이게 뜨겁고 드라마틱하게 변해야 한다는 보이지 않는 부담이 숨어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러나 ‘끈질김’은 크리스천의 삶을 매 순간 ‘불에 기름을 부은 것처럼 활활 타오르는 상태’로 설명하지 않는다. 오히려 변화는 눈에 잘 띄지 않을지라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앞으로 나아가는 끈질긴 인내와 견고한 믿음 속에서 이루어진다고 말한다. 감정의 고조가 아니라, 방향성과 지속성이 진짜 변화의 증거라는 것이다.


이 책은 성도의 삶을 영적 전쟁의 한가운데 서 있는 전사의 모습으로 묘사한다. 믿음의 사람은 매일 죄와 유혹, 냉담함과 실망 앞에서 치열한 싸움을 벌이지만, 그 속에서도 하나님의 은혜로 다시 일어나 한 걸음씩 전진하는 존재다.


이 관점에서 보면, 수련회 후에 당장 “완전히 다른 사람”처럼 느껴지지 않는다고 해서 실패한 것은 아니다. 눈물과 감격이 사라진 평범한 일상 속에서도, 넘어지면서 다시 기도하고, 말씀 앞에 서며, 교회 공동체 안에 머무르기로 선택하는 그 작은 결단들 자체가 영적 전쟁터에서 계속 전진하고 있다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학생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한 가지 가능성을 함께 생각하게 되었다. 어쩌면 하나님께서 그들을 수련회로 부르신 이유가, 단지 “너 스스로 더 뜨거워져라”라는 목적에만 있지는 않았을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끈질김’이 말하듯, 은혜는 내가 죄와 환경을 이기도록 돕는 능력에 그치지 않는다. 그 은혜는 다른 사람들 역시 죄와 환경을 이길 수 있도록 세우고 돕게 하는 힘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아이들은 그 수련회에서, 눈에 띄게 뜨거워진 자신의 감정보다도, 연약한 친구들을 위해 조용히 기도하고 곁을 지켜주는 역할로 부름받았을 수 있다.


실제로 아이들이 공통적으로 나눈 고백이 있다. 이번 수련회를 통해, 성별과 나이에 상관없이 Youth Group 아이들 사이가 더 가까워졌고, 서로를 하나님 안에서 진정한 형제자매로 느끼게 되었다는 것이다. 어쩌면 이것이 하나님께서 이미 그들 가운데서 이루고 계신 변화였는지도 모른다.


책은 우리가 은혜로 구원받았을 뿐 아니라, 그 은혜로 “생명 가운데서 왕 노릇 하도록” 부름받았다고 강조한다. 이 왕 노릇은 세상을 지배하려는 교만한 태도가 아니라, 더 이상 죄와 환경에 끌려다니는 피해자가 아니라는 정체성을 살아내는 것이다. 은혜의 능력으로 다시 일어나 선택하고, 사랑하는 삶이다.


그리고 이 은혜는 철저히 나 중심에 머물지 않고, 반드시 나를 통해 흘러가게 되어 있다. 내가 덜 힘들고 덜 넘어지는 것이 최종 목적이 아니라, 내 곁의 사람들 또한 죄와 환경을 이길 수 있도록 돕는 존재로 부르신 것이다. 기도해 줄 사람이 없어 무너지는 누군가에게, 하나님은 한 학생을 조용히 보내셔서 곁에 앉아 주고, 이야기를 들어 주며, 그의 이름을 불러 기도하게 하신다. 그 학생은 “나는 크게 달라진 것 같지 않아요”라고 말할지 몰라도, 하나님은 이미 그를 통해 다른 사람의 삶에 분명한 변화를 시작하고 계신다.


이 책을 읽고 나니 아이들을 바라보는 나의 시선도 달라졌다. 눈에 띄는 간증을 하지 않아도, 공동체 안에서 묵묵히 자리를 지키고, 작은 순종을 이어가며, 힘들어하는 친구의 기도 제목을 기억해 주는 학생들 속에서 ‘relentless’한 믿음의 씨앗이 자라고 있음을 보게 된다.


그래서 이제는 “왜 너는 더 안 달라졌니?”라고 묻기보다, “하나님이 너를 어디에, 누구를 위해 세우고 계신 것 같니?”라고 묻고 싶어진다. 아이들이 자신의 감정의 온도만 바라보는 데서 멈추지 않고, 은혜로 구원받은 자이자 다른 이들을 세우는 동역자로 부름받았다는 사실을 발견하도록 돕는 것. 그것이 ‘끈질김’이 내게 남긴 가장 크고도 깊은 도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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